오늘의 발견 (93)

  1. 강의가 끝나고 교육실을 나와 차를 타며 래리가 말했다. "정말 쉬지 않고 움직이더라." 집중하지 못한거냐고 묻는 말에 나는 두시간 동안 딴생각도 거의 안하고 집중했다고 말했다. 물론 들어오며 받은 추첨권 두 장을 양 손끝으로 맞붙이고 쉴새없이 빙글빙글 돌렸다는 건 알고 있다. 어깨와 목을 손으로 주물주물 마사지하고, 목을 한 번씩 크게 돌려 스트레칭을 하기도 했다. 책상 위에 올린 손을 내려 무릎 위에 올렸다가 잠시도 못참고 다시 책상 위에 올리거나, 다리를 책상다리를 잇는 쇠막대 아래에 끼웠다가 다시 빼내기를 여러번 반복하기도 했다. 그러다 정착한 행동이 종이 추첨권 맞붙혀 빙글빙글 돌리기였던 것이다. 돌리다가도 종이를 겹쳐들어 원통모양으로 만들고 원의 지름을 키웠다 줄였다 하며 변주를 주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시선은 줄곧 강연자와 자료가 띄워진 스크린에 고정했으며 모든 내용을 빠짐없이, 그것도 매우 흥미롭게 들었는데. 그래도 나는 강연에 집중을 못한걸까? 적다보니 교육실에서 대각선으로 앞쪽 자리에 앉아 뜨개질을 하면서 강연을 듣던 분이 떠오른다. 뜨개질은 쫌..이라고 순간적으로 반응한 내가 우습다. 내 손에 펜과 종이가 있더라면 종이 가득 꼬불꼬불 뱅글뱅글 잉크로 뜨개질을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매일같이 책상에 앉아야 했던 학생 시절의 나는 정적으로도 산만할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주던 애였다.

  2. 자영업을 시작하고 내 선택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내가 이 나라에서 존중받아야 할 노동자라는 생각에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돈을 못벌 뿐이지 나는 매일 출근해 노동하고 있으며, 이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가 나뿐만은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