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하고 있는데 맞은편에 앉은 래리가 미간에 힘 좀 풀라고 했다. 나도 모르게 인상을 쓰고 있던 것이다. 그런데 노트북 화면을 보면서는 좀처럼 눈에 힘이 빠지지 않았다. 래리가 말했다. "같이 명상할까?" 우리는 하던 일을 멈추고 바닥에 마주보고 앉아 눈을 감았다. 눈을 감고도 눈동자가 초조한 듯 자꾸 사방으로 움직였다. 눈동자를 붙잡는 눈꺼풀이 너무 얇게 느껴졌다. 눈을 감고도 빛이 아른거렸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었다. 들이쉬는 숨에 콧 속에 바람이 들어와 시원했다. 내쉬는 숨에 콧바람이 윗입술을 마르게 했다. 그러는 사이 눈이 움직임이 잠잠해지고 미간에서는 힘이 빠져나갔다. 18분이 지나 휴대폰에서 새 지저귀는 소리가 재생되었다. 동시에 눈을 뜨고 마주보며 웃었다. 래리는 내 미간을 보더니 "편안해졌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