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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들이 세밀화를 그리거나 예술 창작을 하면서 실망감을 맛보고 싶지 않다면, 그것을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버려야 한다. 당신들이 타고난 재주가 얼마나 뛰어난지는 몰라도, 부와 명예는 다른 곳에서 찾는 게 좋을 것이다. 재능과 노고에 대해 충분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예술에 등을 돌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말이다." -오르한 파묵, <내 이름은 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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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책을 읽고있는데, 이 책을 둘러싼 우연들만으로도 재미있다. S님이 연필 자국이 남아있는 이 책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는데,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 책에 사인을 해달라고 졸랐다. 그러니까 이 책에는 저자 사인이 아니라 독자 사인이 있는 것이다. 바로 읽지는 않고 책장에 소중히 꽂아두었는데 최근에 민음사tv에 이 책이 소개가 되었다. 이 때다 싶어 꺼내 읽었다. 우연 하나. 16세기에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도 요즘 책 만든다! 우연 둘. 친구의 메일을 읽는데 메일 끝에 이 책의 구절이 인용되어 있었다! 우연 셋. 마침 어제 래리가 S님에게 메일 답장을 썼다. 내가 선물 주신 책을 읽고있다는 소식과 함께! 이건 우연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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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지금이 읽을 타이밍이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러면 어김없이 나에게 필요한 문장을 딱 만나게 된다. 오늘의 문장은 예술에 등 돌리지 않으려면 노고에 대한 대가를 기대하는 마음을 버리라고 해준다. 그러면 나는 마음 속으로 질문을 품는다. 답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계속 읽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