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견 (63)

  1. "만약 당신들이 세밀화를 그리거나 예술 창작을 하면서 실망감을 맛보고 싶지 않다면, 그것을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버려야 한다. 당신들이 타고난 재주가 얼마나 뛰어난지는 몰라도, 부와 명예는 다른 곳에서 찾는 게 좋을 것이다. 재능과 노고에 대해 충분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예술에 등을 돌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말이다." -오르한 파묵, <내 이름은 빨강>

  2. 위의 책을 읽고있는데, 이 책을 둘러싼 우연들만으로도 재미있다. S님이 연필 자국이 남아있는 이 책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는데,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 책에 사인을 해달라고 졸랐다. 그러니까 이 책에는 저자 사인이 아니라 독자 사인이 있는 것이다. 바로 읽지는 않고 책장에 소중히 꽂아두었는데 최근에 민음사tv에 이 책이 소개가 되었다. 이 때다 싶어 꺼내 읽었다. 우연 하나. 16세기에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도 요즘 책 만든다! 우연 둘. 친구의 메일을 읽는데 메일 끝에 이 책의 구절이 인용되어 있었다! 우연 셋. 마침 어제 래리가 S님에게 메일 답장을 썼다. 내가 선물 주신 책을 읽고있다는 소식과 함께! 이건 우연이 아닌가..

  3. 책이 지금이 읽을 타이밍이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러면 어김없이 나에게 필요한 문장을 딱 만나게 된다. 오늘의 문장은 예술에 등 돌리지 않으려면 노고에 대한 대가를 기대하는 마음을 버리라고 해준다. 그러면 나는 마음 속으로 질문을 품는다. 답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계속 읽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