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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창작하는 아침 학예회에 참여했다. 받은 편지함(맞다 이름 지은 걸 안 말했네) 만든 걸 이번달 창작으로 발표했다. 어린이날 지나서 이 책을 구상했으니, 한 달도 안돼서 재료 구하고 테스트하고 최종 제품 샘플까지 만든 것이다. 오늘 창침 멤버들에게 보여주려고 만드는 과정 영상까지 만들었으니 스스로 놀랄만한 추진력이다. 어떻게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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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게 재밌기도 했지만 얼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게 작동한 것 같다. 창침 커뮤니티에 수줍게(사실 긴장한 채로) 구상한 것을 꺼내놓았더니 몇 분이 기대된다는 댓글을 달아주었다. 내가 기대를 확인하러 얼마나 많이 댓글창에 접속했는지 그들은 모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그 뒤에 진행상황을 차마 공유하지 못했다. 나는 처음만큼의 반응을 받지 못했을 때 쉽게 주눅드는 창작자이기 때문이고, 이건 좀 웃기지만 나의 자랑이 누군가를 주눅들게 할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뭔가를 만들 땐, 과정은 나만 즐기고 결과만 짠! 하고 보여쥤다. 창작물을 꾸준히 공유하는 것에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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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짠! 하고 보여주는 순간에 뜬금없이 콧물이 흘렀다. 추웠나 하면 전혀 아니다. 내 얼굴은 불타는 고구마였고 온몸이 화끈거려 말하던 중에 겉옷을 벗었다. 달리기를 하며 말하는 것 마냥 숨이 찬 음성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거기다가 휴지로 콧물까지 훔치려니 창피해서 얼굴이 더 달아올랐다. 물론 학예회가 끝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콧구멍이 바싹 말랐다. 이런 내가 어이없어 조금 웃었다. 그러고 보면 나는 긴장되는 순간, 특히 나에게 시선이 몰릴 때 늘 콧물을 훔쳤던 것 같다. 콧 속 모세혈관까지 확장되어 그런 걸까? 난 떨리면 콧물을 흘려.. 매일이 새로운 발견의 연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