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염인 것 같다. 그저께부터 시작된 설사가 멈추지 않는다. 뭘 먹으면 배에서 꾸루룩 소리가 나고 복통이 느껴진다. 어제 과수원에선 엉덩이 방석을 끼우고 일을 했는데, 화장실에 왔다갔다할 때마다 방석까지 입고벗기를 반복하는 게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었다. 사실 그것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나 혼자 과수원 창고에 누워 쉬었는데, 도와주러 온 래리가 한 시간정도 혼자 귤꽃을 따게돼서 미안했다. 저녁부턴 흰죽을 먹었다. 난 흰죽을 좋아한다. 간장과 참기름을 두르고 김가루를 얹으면 정말 맛있다. 그런데 알고보니 장염일 땐 염분과 당분이 들어간 음식은 피하라고 한다. 어쩐지 설사가 멎지를 않더라니. 오늘 저녁은 소금간 아주살짝만 한 계란죽을 먹었다. 간장 없이도 먹을만 했다. 엄마의 죽을 먹으며 엄마가 아프면 내가 죽을 끓여주기로 했다. 오늘은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쉬기로 하고 낮잠을 많이 잤다. 너무 많이 잤는지 머리가 아프다. 내일은 괜찮아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