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견 (50)

  1. 명상센터에 있을 때 발견한 사실인데, 나는 하루 중 기상 직후와 저녁 식사 전에 능률이 가장 오른다. 눈을 감고 앉아있으면 별에 별 생각이 떠올랐다 다른 생각으로 대체되고 떠올랐다 대체된다. 또 밥을 먹은 후엔 막을 수도 쫒아낼 수도 없는 강력한 졸음이 찾아와 나를 괴롭힌다. 그런데 유독 기상 직후와 저녁 시간엔 생각도 졸음도 줄고 비로소 평정심을 가지고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루종일 명상만 하는 일정이라 일상에선 발견하지 못했을 집중 사이클을 자연스럽게 알게된 것이다. 그걸 알게된 후로는 졸려도 악착같이 새벽명상에 참여했고, 지쳐도 저녁시간 전 명상은 사수했다. 점점 그 시간대에 대한 믿음이 생겨서 새로운 도전 과제가 생기면 그 때 시도해보곤 했다. 그러다 오늘 과수원에서 하루종일 귤꽃을 따는데 명상센터에서 경험한 매직아워가 여기서도 적용된다는 걸 경험했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하나씩 톡 톡 따다가 4시 쯤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는데, 그 이후부터 머리가 맑아지고 내 손이 나도 놀랄만큼 빠르게 움직였다. ㅌㅌ토도ㅌ토톡. 그 동안은 친구들도 말이 없어졌다. 한 친구는 무아지경이라고 표현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막판 스퍼트여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쇼트트랙에서도 전락적으로 다른 사람 뒤에서 바람의 저항을 피하며 달리다 마지막 한두바퀴에서 앞서나와 최대의 속도로 내달리는 것처럼. 이 시간이 끝나서 저녁을 먹고 나면 하루가 마무리될 거라는 걸 몸이 알고있는 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