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견 (46)

  1. 조카 백일잔치가 끝나고 가족들이 둘러앉아 과자에 맥주를 마시는데 엄마가 놀라운 이야기를 했다. 지금의 나보다도 어린 시절의 엄마는 나중에 딸을 낳으면 절대 가둬두고 키우지 말아야지 다짐했었다는 것이다. 엄마는 결혼 전, 나이차가 많이 나던 서울 언니네 집에 살며 회사 생활을 했었다. 보수적인 언니의 반대로 회식 2차는 한 번도 가본 적 없었다. 통금이 9시랬나, 회사 선배들이 직접 언니에게 전화해 허락을 구했는데도 돌아오는 대답은 '절대 안돼'였다. 엄마는 젊을 때 연애도 일탈도 한 번 못해봤다고 했다. 이 얘길 무용담처럼 반복해서 늘어놓고 나에게 똑같이 "절대 안돼"라고 하길래 그것에 크게 불만이 없던 것인 줄 알았다. 엄마도 그게 그렇게 싫었으면서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냐고 물었다. 안 그러려고 했는데 저절로 그렇게 되더라고 했다. 너도 딸 키워보라며. 저절로 되는 것들이 가끔은 이렇게 무섭다.

  2. 처음 창작하는 아침에 참여했다. 그것도 지각해서 거의 끝나갈 무렵에야. 그런데 첫날의 후유증이 꽤 크다. 오랜만에 학생 때처럼 책상에 엎드려 자고, 졸음을 버티다 저녁먹자마자 소파에서 두 시간 내리 자버렸다.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야지. 근데 잘 때 되니까 이제야 눈이 초롱해지는 걸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