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일장에서 사온 모종들이 텃밭에 가지 못하고 모종 포트에서 대기 중이다. 밑거름을 주고 최소 일주일 지난 뒤에야 텃밭에 아주심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텃밭이 준비가 필요한 덕에 나도 준비할 여유가 생겼다. 아주심기부터, 화방이 하나씩 늘어갈 때마다 생장을 위해 뭘 해줘야 하는지 정리한 진(zine)을 만들었다. 공부하다 보니 작물을 재배할 때 기본은 빛이나 물 같은 환경이겠지만, 핵심은 선택과 집중에 있는 것 같다. 키를 키우려면 열매 맺는 줄기를 제거하고, 열매를 키우려면 열매 맺지 않는 줄기를 제거한다. 아깝다고 그냥 두면 열매 맺지 못하고 잎만 무성해지다 죽는다. 실내에서 키우던 아스파라거스의 줄기가 어마어마하게 자랐는데 새로 난 줄기에 잎은 거의 없길래 과감히 줄기를 잘라냈다. 식물도 나도 에너지는 한정적이다. 난 뭘 잘라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