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통신을 포장하다가 구독자가 백명이 된다면? 오백명이 된다면? 상상해보니 조금 걱정이 되었다. 매달 우편을 보내려면 글과 편지를 편집하는 과정을 제외하고 포장을 하는 데에만 며칠이 걸린다. 뽑고 자르고 분류하고 모으고 확인하고 접고 넣고 묶고 붙이고... 지금도 이렇게 오래 걸리는데 수량이 많아지면 한달 내내 이것만 해야하는거 아닐까? 그럼 아무래도 말썽인 프린터를 교체해야겠지? 그 다음엔 리본 묶는걸 포기해야하나? 그건 나의 즐거움이기도 한데... 그건 나중에 고민하기로 하고, 그래두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한참 리본을 묶는데 점점 속도가 붙는게 느껴졌다. 리본의 고리를 어떻게 잡으면 한번에 모양이 잡히는지, 좌우 실의 길이를 어떻게 분배했을 때 리본 다리의 끝을 잘라내지 않아도 되는지 감이 왔다. 일 년째 매달 하는 일인데도 매번 감을 새로 잡는다는 게 문제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상상한 만큼의 월간통신을 포장해야 할 즈음엔 리본 묶기 달인이 되어있을지도 모르지. 충무로 인쇄거리의 박스 접기 달인, 수정 스티커 붙이기 달인, 광고 전단 뒤 고무 자석 붙이기 달인, 봉투 날개에 양면테이프 붙이기 달인 처럼. 그들은 수다를 떨면서도 손이 안보일 정도로 빠르고 숙련된 솜씨로 일을 해낸다. 그러면서 기술의 노하우는 '서두르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무래도 기계를 교체하는 것보다 이 편이 더 멋진 것 같다.
백명되려면 백년걸릴거가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