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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눈사람 세명을 만났다. 그들은 공원 벤치에서 쉬고 있었다. 한 사람은 나무로 된 코를 가졌고 또 한 사람은 나무로 된 뿔을 가졌고 나머지 한 사람은 아무것도 갖지 않았다. 나도 눈사람을 만들고 싶었지만 눈사람을 만나는 그 짧은 순간에도 너무 추워서 황급히 공원을 빠져나왔다. 이 날씨라면 내일도 그 자리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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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의 음식 하면 매콤 버섯 전골이 될 것 같다. 얼마 전 친구들과 먹은 버섯 전골이 생각나 오늘 버섯을 종류별로 사다가 직접 끓여먹었다. 뜨끈하고 칼칼한 국물을 들이키고 살짝 숨이 죽은 버섯과 배추와 숙주를 와사비장에 찍어 먹다보니 몸이 스르르 녹고 어느새 유리창에도 뿌옇게 김이 서렸다. 다 먹어갈 때쯤 칼국수면을 넣는건 선택이 아닌 필수다. 배부르게 먹고 집에 가기 위해 문을 나서니 도로에 눈이 여전히 녹지 않고 얼어있다. 얼어서 반질반질해진 길을 피해 아직 누가 밟지 않은 눈길을 골라서 걸었다. 서로에게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라고 말해주면서.
죽도갠찮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