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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시리즈를 다 읽었다. 2024년 12월 초 계엄사태 이후 나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읽기 시작해 약 8주동안 23권의 책을 읽었고 그중 17권을 1월 한달간 읽었다. 주로 버스나 이불 속에서 읽었다. 마지막장을 덮은 어젯밤, 믿음직한 수면제가 되어주었던 이야기가 다 떨어져 살짝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또 다른 이야기를 찾아나서야 한다는 마음과 이야기 없이도 마땅히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공존한다. 오늘부터 어떤 밤을 만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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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의 버스를 탔다. 버스를 기다리던 중 급한 연락을 해야하는데 폴더폰이 꺼져버렸다. Usb 충전선만 있는 상황. 충전단자가 있는 버스가 오길..! 제발제발..! 속으로 외치는 중이었는데 양문형버스가 왔다..! (오늘의 발견 2 참조)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필요의 방은 특정장소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세번 지나치면 필요한 형태로 나타난다. 화장실이 급하면 화장실로, 비밀모임이 필요하면 모임에 필요한 자료가 꽂혀있는 아지트로, 숨기고 싶은게 있으면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한 창고의 형태로. 그러고보니 나는 언젠가 필요의 사물함도 만났었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갔는데 지갑이 없는걸 알았을 때. 학교 사물함 안에 놓여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잠에 들었는데 다음날 아침 사물함을 열었을 때 보이는 붉은색 지갑. 너무 정확히 상상해서 없는게 이상할 정도로 당연한 장면이었다. 바라는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걸 제외하면 늘 바라는대로 이루어졌다. 롤랜드도 우리의 필요의 방 아닌가? 우리가 원하는대로 작업실이 되기도 하고 아지트가 되기도 하고 어쩔땐 도서관 가끔은 노래방. 필요의 버스 필요의 사물함 필요의 방. 혹시 나 호그와트가 전산오류로 놓친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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