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견 (127)

  1. 버스를 탔다. 고개를 숙이고 졸고있는 여자 옆에 앉았다. 내가 앉아 책을 펼쳤더니 여자도 슬그머니 일어나 책을 꺼냈다. 그렇게 출근길 만원버스에서 한 시간 동안 같이 책을 읽었다. 명상센터에서 옆자리 사람과 경쟁적으로 명상시간에 출석했던 기억이 났다. 새벽 네시에 일어나 눈꼽만 뗀 다음 운동화 뒷축을 눌러신고 명상홀에 가면 옆자리 그녀의 살로몬 운동화는 이미 신발장에 놓여있었다. 그럼 난 다음 시간에 살로몬보다 빨리 가서 내 신발을 신발장에 넣었다. 묵언이 해제되고 그녀는 내 호카 운동화를 똑같이 의식했다고 했다. 301번 버스 뒷바퀴 바로 위에 앉은 우리는 페이지를 넘기는 움직임을 희미하게 의식하며 독서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