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고 대화도 하는 테이블 위로 조명이 없어서 저녁엔 어둡다는 생각을 하던 참이었다. 작업실 중앙에 있던 펜던트 등을 이쪽으로 옮겨 달아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자, 바로 차단기를 내리고 창고에서 사다리를 가져와 시도해봤다. 그랬더니 테이블 위로 떨어지는 조명의 위치가 조금 애매했다. 검색해봤더니 천장에 달아 조명이 떨어지는 위치를 조정할 수 있는 물음표 고리라는 게 있다고 했다. 그러려면 물음표 고리를 사러 철물점에 들르고 함마드릴을 빌리러 주민센터에 들러야 하는데.. 그건 그렇고 작업실 조명 두개 당 하나의 스위치로 연결되어 있어서 바꿔 단 이상 연결된 곳에 조명 하나가 추가로 더 필요했다. 이제는 당근을 뒤지기 시작했다. 아니, 그러지 말고 커피테이블을 옮기는 건? 래리의 제안이었다. 그럼 물음표고리도 안사도 되고 드릴도 안빌려도 되고 조명도 안사도 되니까. 곧바로 테이블과 소파를 옮겨봤다. 그랬더니 그 자리에 있던 책상과 엘피장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다. 잠시 멈추고 눈을 사방으로 돌려봤지만 공간에 빈틈이라는 게 전혀 없었다. 지금의 배치가 최선이었던 것 같아. 그러게. 깔끔하게 인정하고 포기했다. 소파와 테이블을 돌려놓았다. 펜던트 등도 다시 원래의 위치로 돌려놓았다. 결국 작업실은 하나도 바뀐 게 없다. 조명 위에 쌓인 먼지를 쓸어내고 가구 뒷편에 거미줄을 제거했을 뿐. 변화했을 때만 시도가 의미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안해봤으면 계속 신경쓰였을 것이다. 시도했기 때문에 당장 변화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걸 알게되었다. 새 조명을 살만큼 테이블 자리가 어둡지는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