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견 (118)

  1. 처음으로 두쫀쿠를 사먹었다. 정말이지 하루도 두쫀쿠 릴스를 보지 않은 날이 없었다. 보지 않을 때에는 머릿속에서 두쫀쿠 레시피가 영상으로 재생되었다. 바삭하게 구운 카다이프.. 피스타치오페이스트.. 버터에 마쉬멜로우를 녹여.. 카카오파우더를 섞어.. 아아 무슨 맛일까.. 한 번만 먹어보고 싶다.. 근데 두쫀쿠 맛집을 찾아서, 두쫀쿠가 나오는 시간에 맞춰가서, 줄서서 기다리기면서까지 사먹기는 정말 싫어! 그러다 오늘.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시간이 조금 남았다. 친구에게 내가 간절히 먹고싶은 걸 사다주는 것만큼 큰 선물이 없지 않을까? 하는 핑계를 찾아서 처음으로 지도에 두쫀쿠를 검색해봤다. 가장 가까운 곳에 오픈한 지 일주일을 갓 넘긴 가게가 있었다. 슬쩍 가보니 유리 진열장에 두쫀쿠가 가득했다. 아니 근데 저 조그만 게 육천원? 고민이 되었지만 친구꺼 하나, 우리꺼 하나씩, 래리 엄마꺼 하나 해서 큰맘 먹고 네개나 샀다. 전자레인지에 5초 돌려먹으면 맛있다는데 모르겠고 가게문을 닫고 나오자마자 돔형태의 플라스틱 뚜껑을 열었다. 드디어 두쫀쿠를 먹어보다니! 온갖 호들갑을 다 떨며 길거리에서 한입 베어물었다. 카카오파우더가 입술에 닿으며 쌉싸름하다가 마쉬멜로우가 말캉하게 늘어나다가 씹히는 바삭한 카다이프! 피스타치오스프레드의 달콤함! 근데 또 엄청 달지는 않아! 상상한 그대로의 맛이었다. 왜 두쫀쿠 두쫀쿠 하는지 알겠다고 말했다. 그 조그만 덩어리를 아껴서 몇입에 나눠먹었다. 사실 마냥 행복한 건 아니었다. 상상이 이루어졌을 때의 헛헛함 뭔지 아시는지. 두쫀쿠는 이제 아는 맛이 되어버린 것이다. 인스타그램 피드에 두쫀쿠 릴스가 떠도 맛을 상상하며 기대할 때만큼 집중해서 보지 않게 되었다. 두쫀쿠를 먹은 것보다 기뻤던 순간이 있다. 두쫀쿠를 선물한 친구가 아직 두쫀쿠를 먹어보지 않았다고 말했을 때. 처음을 선물한다는 것만큼 뿌듯한 일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