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원에서 땀을 흘리며 숨을 몰아쉬고 있는데 선생님이 말했다. 오늘 졸릴거라고. 돌아가서 물 한잔 마시고 한숨 자면 좋다고. 정말로 졸음이 쏟아졌다. 그렇다고 잠들지는 못하고 멍하니 있는데 래리가 무화과잼 만드는 거 어때? 물었다. 안해본 걸 하면 내가 살아난다는 걸 아는 것이다. 래리가 무화과나무에서 익은 열매들을 골라 수확해 오면 나는 이미 냉장고에 저장해 둔 무화과들을 꺼내 씻고 물기를 닦았다. 무화과를 찢고 그 위에 설탕과 레몬즙 시나몬스틱을 넣어 끓이기 시작했다. 열매에서 수분이 빠져나와 물이 가득하던 냄비가 아주 서서히 졸아들었다. 그동안 주걱으로 젓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잠시라도 멈췄다간 잼이 되어가는 즙이 사방으로 튀어 팔뚝 위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건 정말 뜨거웠다. 고무장갑을 나눠 끼고 2분씩 교대로 저었다. 잼이 완성 된 순간은 동시에 알았던 것 같다. 한 명은 냄비 안을 바라보던 눈으로, 한 명은 주걱을 움직이던 손으로. 잼이 된 무화과는 유리병에 담겨 다시 냉장고에 저장되었다. 바로 먹지 못해 썩을 위기에 놓인 과실이 이렇게 잼이 되면 그것으로 안심이 된다. 무언가 저장해두는 마음이 그럴 것이다. 쓰면서 이런 걸 구구절절 쓰고있나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쓰다 만 걸 이어 써야할 때 특히 그렇다. 일단 냉장고에 넣어둔다. 언젠가 꺼내먹고 싶을 때가 오겠지.